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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넷플릭스추천기] 여자가 적극적으로 욕망을 드러낼 때, <팔로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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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oke 2020. 3. 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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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넷플릭스추천기] 여자가 적극적으로 욕망을 드러낼 때, <팔로워들>

 

이번에 소개해드릴 작품은 일본드라마 <팔로워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일본 드라마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에요. 늘 뭔가 과장되고, 연기들도 자연스럽지 않아서 보는 사람이 좀 불편하더라고요. 초등학교 5학년 때 나카마 유키에가 나오는 <트릭> 시리즈 다 챙겨봤는데, 이 때 나카마 유키에가 보여준 연기가 가장 담백하게 느껴졌달까요? 그 이외에는 지나치게 밝은 캐릭터로 그리거나 여성 캐릭터를 기능적으로 그린 것 같았습니다. 고쿠센을 봤었고, 이시하라 사토미가 나오는 드라마 두 편이 기억에 남네요. 아! 돌이켜보니 나만이 없는 거리도 일본 드라마네요!

 

 

 

 

이번 컨텐츠는 원래 3월 8일 여성의 날에 맞추어 포스팅 하려 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워낙 신경 쓰고 있지 못하고 있던터라 이제야 포스팅해요. 이 드라마의 가장 장점은, ‘여성 서사’에 매몰되지 않았다는 것. 그럼 한번 이야기 시작해볼까요?

 

 

#1 눈이 부신 원색의 향연, 색감 따라 서사 전개

 

 

 

 

 

 

아마 저처럼 일본 드라마 특유의 과장된 연기에 부담을 가진 분들이 보시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특히 여성이 전면적으로 나오는 드라마에 대해서요. 여긴 전혀 그런 부분이 없어요. 색감이 굉장히 과한데 이런 색들을 배치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드라마 초반에 핫핑크 색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강렬한 빨간색이 주를 이룹니다. 이 부분은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배우가 되고 싶던 나츠메는 여느때와 같이 오디션을 보고 집에 가던 길 벚꽃 구경을 하며 터벅터벅 걷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어지는 톱 포토그래퍼 리미의 촬영 모습. 벚꽃이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장소에서 보여주는 강렬한 분홍색은 어쩌면 미성숙함, 연약한 모습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어요.

 

 

 

 

 

 

뭣 하나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없던 의상이나 소품들은, 나 성공하고 싶다, 튀고 싶다는 욕망에서 나타난 것 같았어요. 그동안 사회는 너무 많이 여성들에게 감추고, 숨길 것을 강요해왔잖아요. 특히 드라마 중 성공한 커리어 우먼들이 “남자들은 우리 같은 사람들을 보면 피한다”고 하던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신보다 잘나거나 멋있고 돈 잘 벌면 남자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는 것, 일본 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아요.

 

게다가 의상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어요. 나츠메가 입고 나오는 옷들, 나츠메의 친구들이 입고 나오는 옷들 모두 범상치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 드라마 클리셰 중 하나가 동성애자 캐릭터를 꼭 등장시킨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냥 존재로써 있는거예요. 여성 인물의 마음을 잘 헤아려주는 게이 캐릭터. 팔로워들에서는 다릅니다. 게이 캐릭터, 레즈비언 캐릭터가 모두 나오지만 캐릭터 특유의 감정선을 살리려 노력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이고, 뭐 하나 버리는 부분 없이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내 만족스러웠어요.

 

 

 

 

그리고 드라마 말미에는 리미가 여성들을 대상으로 연 파티를 여는데, 여기서 강렬한 빨간색이 돋보여요. 아마 분홍에서 빨강으로 나아가는 과정, 그 변화를 그린 것 같달까요. 분홍색이라는 색감 자체가 주는 이미지가 미성숙, 유약함 같은 것이라면 빨간색은 강하고 정열적인 이미지에 가깝잖아요. 어찌보면 내 삶은 내가 끌고가겠다는 그런 의미지가 내포된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이 찬란한 빨간 오브제 사이에서 리미의 한 마디. '남성을 통해서만 사회와 연결되는 여성은 되지 마세요' 이 한 마디는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였습니다.

 

 

 

#2 나츠메와 이케다의 평행이론

 

 

엘라이자 이케다 SNS

 

 

드라마 속 배우가 되길 갈망하는 나츠메와 나츠메 역할을 맡은 엘라이자 이케다. 96년생인 이케다는 나츠메처럼 모델로 처음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어요. 드라마 중간에 나츠메가 유튜버와 연애 하면서 스캔들이 터지는데, 나츠메 역시 열애설을 겪은 적 있었거든요.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일본도 변해가는 과정에 있구나 생각했어요. 한국도 그랬지만, 일본의 경우 여성을 너무 많이 억압하는 국가잖아요. 특히 일본은 심하다고 들었어요. 외신도 앞다퉈 보도하기도 하고요. 회사에선 구두만 신어야 하며, 안경은 무조건 벗어야하고 화장은 필수라는 규칙이 있었다고 해요. 최근엔 이런 억압들이 깨지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고 하는데 아직도 멀었달까요. 한국은 여성 이슈가 생겼을 때 함께 모여 결집해서 시위하고, 바뀔 것을 촉구하는데다 여성 서사 컨텐츠가 일본과 비교했을때 꾸준히 나오는 중이라 일본에 조금씩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드라마 초반에도 후반에도 나오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니 갈길을 가라. 그리고 멋대로 떠들게 놔둬라’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고 숨기지 말라는 메시지처럼 느껴졌어요.

 

 

전 <델마와 루이스>를 정말 인상깊게 봤습니다. 원래 버디 무비, 로드 무비라는게 남자 둘이서 차타고 룰루랄라 하며 범죄 저지르고 가는 게 하나의 공식이었는데, 성별 전환 하나로 완전 색다른 이야기가 됐어요. 굳이 ‘여성 서사’임을 이유로 '여성 다움'이라 불리는 진부한 개념으로 작품을 표현하는 것보다 여기 <팔로워들>처럼 욕망을 쫓아가는 인물로 캐릭터에 충실하면 매력적인 이야기가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N번방 이슈 때문에 굉장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굉장히 화가 나더라고요. 이건 인간 된 도리로써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상대의 약점을 잡아서 이용하는 짓거리 얼마나 추악합니까.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동시 접속자 수 26만명. 그 영상을 보기 위해 돈을 지불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10대와 20대의 경우 한 계정으로 여러명이서 돈을 나눠 냈다고 생각하면 더 끔찍해요. 게다가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를 두둔하며 ‘그럴만했다’고 몰아가는 남성들에겐 환멸이 날 정돕니다.

 

지금 사태에 ‘난 아니야, 난 그런 거 안해’ 말하는 것보다 같이 분노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해야 합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N번방 가입자에 대한 신상 정보 공개 청원이겠죠. 그리고 강력한 처벌 촉구를 위해 입법기관인 국회에 민원 혹은 청원을 넣는 것이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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