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페르소나란?
#2 이지은의 페르소나에 대해 생각해본다
#3 페르소나는 윤종신이 기획했다
#1 페르소나란?
페르소나는 그리스어 어원으로 가면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흔히 외적인격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집단사회의 행동 규범 또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심리학에서는 '개인이 사회생활 속에서 사람들로부터 비난받지 않기 위해 겉으로 드러내는, 자신의 본성과는 다른 태도나 성격'으로 분류되기도 하고요. 문학에서는 시나 소설의 일인칭 서술자. 작가 자신과는 구별되는 존재로 볼 수 있습니다.
흔히 감독이 애정하는 배우를 두고 '--감독의 페르소나' 라고 하는 표현이 있어요. 이는 페르소나를 통해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2 이지은의 페르소나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경미 감독의 단편영화죠. 이경미 감독은 '괴랄한'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옛날엔 박찬욱 감독의 스크립터로 있기도 했고요. <비밀은 없다>, <미쓰 홍당무> 등을 연출했고, 매니악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JTBC의 전체관람가에서 만든 단편도 '괴랄한' 영화였어요. 인상적이었습니다.
러브세트에서는 아빠의 애인(배두나)과 테니스 경기를 그렸습니다. 사실 큰 내용은 이게 다 입니다. 이지은은 아빠와 아빠의 애인이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하고요. 굉장히 더워보여요. 성인과 소녀의 대결로 보여지기도 하죠. 이지은은 테니스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하는듯 보입니다. 피를 흘려도, 땀으로 범벅이 되어도 저 여자한테만은 지지 않겠다는 일념으로요. 색감이 좋았습니다. 하얀 운동복과 파란 테니스장. 그리고 중간에 흘린 피까지.
임필성 감독의 작품입니다. 여기 나오는 배우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슬기로운 깜빵생활에 나왔던 그 배우, 박해수 배우입니다. 영화 내에는 정우 역할로 나오는데, 솔직히 좀 많이 늙어보였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을 기다리느라 수척해졌다는 표현이 맞는 것이겠죠. 조금 잔인하기도 했습니다. 독특했지만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아무튼 임필성 감독은 이 영화를 아이유의 '잼잼' 이라는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연출했다고 합니다. "난 몸에 나쁜 게 필요해"라는 대사가 임팩트 있게 나가오네요.
전고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키스가 죄>는 엉뚱 발랄한 내용을 그리고 있어요. 전고운 감독은 일전엔 <소공녀>라는 작품으로 영화제를 휩쓸었죠. 떠오르는 감독 중 하나입니다. 체육복 차림을 한 이지은. 전고운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일하느라 제대로 놀지 못했을 것 같아서 체육복을 입혀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탄생한게 이 작품이죠.
연락이 되지 않던 친구 집에 찾아간 이지은. 가부장제 아버지 아래에서 힘들어 하는 친구를 위해 복수를 계획하는데요. 생각한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보시면 최근 일어났던 강원도 산불과 관련 돼 공개가 미뤄진 이유를 대충이나마 짐작하실 수 있습니다.
또 이 영화에서 심달기 배우의 연기를 눈여겨 보실 수 있으실텐데요. 어리숙하지만 지켜주고픈, 호기심 많고 순진한 10대 청소년의 연기를 잘 보여준 것 같아요.
김종관 감독의 작품이죠. 죽은 여자친구와 꿈에서 만난 한 남자의 이야기 입니다. 흑백으로 표현됐고, 지나치게 어둡게 표현된 장면들도 여럿 보여요. 차분한 느낌. 페르소나 영화의 마지막 구성부분으로 죽은 사람을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싸구려 와인을 마셨던 하나의 경험을 두고 다른 감상을 이야기 한다던가요. 어쩌면 가끔 죽은 사람이 꿈에 나타나는 것을, 우리가 그저 관념으로 상상했던 것을 이야기로 잘 풀어낸 것 같았어요. 영화 끝까지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사실 이지은, 아이유에게 이번 페르소나는 그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던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대중에게 소비되지 않은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러브세트에서는 아이유의 발칙함이, 썩지 않게 아주오래 에서는 조금 섬뜩한 모습도 느껴지더라고요. 키스가 죄에선 우리가 아는 그 풋풋한 느낌의. 밤을 걷다에서는 차분한 이지은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3 페르소나는 윤종신이 기획했다
이번 넷플릭스에서 공개한 페르소나는 미스틱(윤종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이 기획했습니다. 네 감독과의 협업이라니. 윤종신의 평소 행보와는 달라보여서 의외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미스틱은 '대중예술'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어요. 상업적이면서도 예술이라고 생각할만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해오고 있죠. 사실 윤종신은 MC랑 음악활동 말고도 관심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오래전부터 윤종신은 영화에 관심이 많아 관련된 프로그램의 MC로 활동해왔어요. 최근에는 방구석 1열이 있겠고, 그 전에는 영화감독들이 단편영화를 찍고, 그 뒤 감상을 나누는 프로그램도 진행했어요. 그 프로그램은 <전체관람가>입니다. 뭐 물론 당시에 스태프들에게 페이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며 '열정페이'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당시 인연이 이번 페르소나를 기획하는데 기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실제로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도 "어느 날 감독들의 단편영화를 봤는데 재밌고 시간이 훌쩍 갔다"며 "감독님들과 이야기를 나눴더니 '단편영화는 습작처럼, 실험처럼 하게 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왜 그냥 놔두냐고 했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미스틱은 일종의 기업으로서 상품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 같아요. 시작부터 마지막으로 페르소나가 개봉되기까지.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사담이지만, 요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컨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간 남초였던 영화나 예능에서도요. 혹 '여성이 나오면 재미가 없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그건 남성 위주 사회에서 제 뜻을 쉽게 펼치지 못했던 여성들이 제 역량을 펼치지 못했다는 부분도 어느정도는 작용할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에는 정말 많은 여성 감독들이, 배우들이 영화 시장 내에서 파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남성 감독들만 드글드글 하던 시장 안에서 여성 영화 스탭들이 늘어나면서 확실히 영화들도 점점 클린해지고 있고요. 아무쪼록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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