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30일은 예매일이다. 6일부터 시작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 덕분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중 온라인 상영은 단편으로 진행된다. 내가 기대하는 영화는 영미새들이 고른 영화와는 다르다. 씨네21이나 혹은 주변 시네필들에게 기대작을 묻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 나는 오로지 시놉만 보고 판단한다. 그래서 기묘한 영화를 볼때도 있다. 이건 이건 나름대로 재밌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다른 유수의 영화제와 달리 아시아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영화를 중심으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프로그램 노트는 부산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래머들의 문장을 가져왔다. 문제되면 이 부분은 없애거나, 요약하도록 하겠다.
아시아 영화의 창에서 소개되는 영화로 <강변의 무코리타>를 꼽아봤다. 이는 지석상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다.
Program Note
작은 어촌 마을에 다케시라는 이름의 청년이 도착한다. 오징어 통조림을 만드는 공장에 취직하고 공장 사장의 소개로 낡고 오래된 공동주택에 입주도 한다. 다케시의 무료한 일상은 이웃 남자 고조의 방문으로 흔들린다. 목욕을 하겠다며 다짜고짜 다케시의 집으로 쳐들어온다. 다케시는 마지못해 고조의 이웃으로 사는 법을 익히지만, 이번엔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이 그의 일상을 뒤흔든다. <카모메 식당>(2006),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2017)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오기가미 나오코는 일상의 요소들로 이뤄진 잔잔한 영화를 만들어왔다. <강변의 무코리타>도 오기가미 특유의 스타일로 완성된 영화로 극 중 고조의 대사로 표현된 대로 '미니멀리스트'의 면모가 두드러진다.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요란하고 화려한 것을 대신해 풀벌레 소리나 여름 채소의 신선한 맛 같은 작은 것들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된다. (남동철)
위는 프로그램 노트에 기록된 내용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 영화를 택했나? 이유는 단순하다. <카모메 식당>으로 알려진 오기나미 나오코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카모메 식당은 정갈하고 검소한 느낌의 영화로 보는 내내 평온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감독의 스타일 같다고 할까나. 연출 방식이 칙칙하지 않고 산뜻한 것이 보고나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영화제 영화는 때로 우울한 기분에 휩싸이게 만든다. 신선함을 기대하고 있다.
두번째 영화로는 <맛>이다 배트남 출생으로 영화를 독학으로 배웠다고 한다. 아마추어 배우들과 함께 촬영한 작품으로 기존의 영화문법을 따르지 않겠다는 나름의 기대를 안고 있다.
Program Note
나이지리아에서 머나먼 베트남으로 와서 축구선수로 뛰던 바슬리는 부상 이후 팀에서 방출되어 버린다. 하지만 돈을 부쳐줘야 하는 아내와 아들에게는 이런 사실을 터놓고 말할 수가 없다. 좁은 미용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같은 대도시의 하층 노동민들과 가까워진다. 하루 종일 벌룬을 만들지만 한 번도 타 본 적 없는 친구를 비롯하여 온갖 잡일과 장시간 노동에 지친 그들은 오래된 집에 모여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몸을 씻고, 손질한 음식을 함께 먹고, 잠자리를 같이 한다. 처음에는 그들만의 천국을 얻은 듯 했지만, 질투와 작은 균열들은 결국 서로의 관계와 보금자리 자체를 위협한다. 베트남에서 정식 교육 없이 독학으로 영화를 공부한 레 바오 감독의 <맛>은 현대 인간의 날 것 그대로를 과감하게 영상으로 풀어내는 수작임이 틀림없다. (박성호)
선택의 가장 주된 이유는 이미 언급했지만 아무래도 나이지리아에서 베트남으로 넘어와 축구선수를 하던 주인공이 부상 때문에 팀에 쫓겨난 뒤 생계를 위해 노동을 하기 때문이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시작한 노동으로 시작된 다른 문화에 대한 수용을 기대하고 있다. 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지 않나. 너무 낙관적일지 모르지만 영화제는 이런 희망 없이는,,, 볼 수가 없는girl...
포스터만 봐도 위엄이 느껴진다. 익숙한 얼굴이 보인다. 김혜윤 배우. 스카이 캐슬에 나오는 바로 그 배우다. 예서야.
Program Note
혜영(김혜윤)은 대책 없는 소녀다. 한쪽 팔에는 온통 문신을 새겼다. 욕설을 입에 달고 살며 폭력도 다반사. 말 그대로 문제아 중의 문제아다. 혜영은 엄마 없이 중식당을 운영하는 아빠(박혁권)와 어린 동생과 함께 셋이서 살고 있다. 어느 날 아빠가 의문의 사고를 당하게 되자, 이 문제의 소녀는 갑자기 동생을 돌봐야 할 가장이 되고, 아빠의 억울함을 밝혀야 할 탐문자가 되며, 세상의 추악함을 몸소 이겨내야 할 투쟁가가 된다. 혜영을 도우려는 형사(예성)가 있지만, 그녀의 돌봄과 탐문과 싸움은 요령도 없고 수완도 없다. 온전히 그녀의 거친 방식 그대로다. 하지만 영화의 후반부에 이르게 되면 이 요령 없는 저돌성이 모종의 정직함과 순수함을 자아내며, 마침내 감동의 장으로 전환된다. 그녀는 어떻게 불도저에 타게 될 것인가? (정한석)
솔직히 박이웅 감독의 단편을 본 적이 없어서 잘모른다. 장편 데뷔작이라 심혈을 기울였겠지만 역시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는 없다. 하지만 캐릭터가 매력적이라는 것은 알겠다. 스카이캐슬을 통해 전국에 예서로 알려진 이 김혜윤 배우를 한쪽 팔에 문신한 폭력적인 여성 캐릭터로 묘사했다는게 짜릿하게 느껴진달까. 서울대를 목표로 공부하던 예서가 자퇴 뒤 흑화하여 불도저를 몬다니. 김혜윤 유니버스나 다름없다. 게다가 혁권더그레이트. 박혁권 배우도 나온다. 투쟁의 선두에서 불도저를 운전하는 여성캐릭터 정말 기대된다.
이외에도 <흰암소의 발라드> <기국서의 배우수업> <성덕> 등이 있다. 티켓팅 성공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지난 번에 진행된 네이버 라이브 쇼핑에서 부산국제영화제 할인 티켓이 순식간에 다 팔려버려서... 아무쪼록 다들 티켓팅에 성공하길 바란다. 나는 이중에 두개만 성공해도 참 행복할 것 같다. 말고 남포동 극장 영화들 있으면 챙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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